이재훈 · 김희정 집사 가정 (Harmony-4)
2024년 1월, 모잠비크에서 두바이로 갑작스럽게 발령이 난 저는 아들과 함께 먼저 들어왔고 아내는 이삿짐을 마무리하고 10일 늦게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저희 가족의 마음은 감동과 감사로 가득했습니다.
저희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두바이에 살았고 그 후 한국에서 생활하다 2023년 한 해 모잠비크에서 지냈습니다. 8년 만에 다시 이곳 두바이로 오게 된 셈입니다.
두바이에 도착해 몇 달 동안 이곳이 정말 우리가 예전에 살던 두바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달라서 놀라곤 했습니다. 수많은 고층 건물과 주택 단지, 쇼핑몰들이 새로 생겨났고, 거리에는 딜리버리를 위한 오토바이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익숙했던 장소들조차 더 화려하고 웅장하게 느껴졌는데 그건 모잠비크에서 바로 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의 일부 도심 지역은 외국인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치안, 물류, 위생, 의료, 교육 등 여러 면에서 한국의 1960~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런 환경에 어느 정도 익숙했던 저와는 달리, 2000년대에 태어난 둘째 아들에게는 당시 그 모습이 꽤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두바이는 마치 별세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치안, 주거, 물류, 쇼핑, 의료, 여가 시설 등 사람이 살면서 필요하고 누릴 만한 모든 것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마련되어 있어 그 차이를 더 극명하게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준 것은 그 화려함이 아니었습니다. 마음껏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물론 겨울이어서 가능한 것이었지만), 그리고 집 앞 마트에서 신선한 우유를 언제든 사 먹을 수 있다는 소소한 일상이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치안 문제로 자유롭게 거리를 다닐 수 없었고, 콜드체인이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아 신선한 우유를 먹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두바이한인교회에서 다시 드린 예배는 가슴 벅찬 눈물과 은혜로 가득했습니다. 중동 땅에서 드려지는 은혜로운 찬양과 성가대의 아름다운 화음,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 메시지, 그리고 많은 회중과 함께 하는 예배는 그 자체로 차고 넘치는 은혜였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 간절히 예배하고 기도했던 그 기억의 자리로 다시 돌아오게 되니, 하나님께서 이곳으로 우리를 다시 인도해 주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두바이에 다시 온 지도 어느덧 반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안타깝게도 처음의 새로움과 감격은 어느새 익숙함으로 변해 가고, 작은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도 점차 사라져 가는 듯합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신명기 8:3]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신실하게 살아가려 노력하며 또한 일상의 행복도 놓치지 않는 귀한 셀 식구들과 함께 교제하며 지내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첫 번째 두바이에서의 삶이 그리 쉽지 않았던 저희 가정에 이번 두 번째 두바이 삶은 하나님께서 덤으로 주신 축복처럼 느껴집니다. 남은 시간 동안 하루하루의 일상에 감사하며, 하나님을 기뻐하고 배워 나가는 저희 가정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