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한인교회 목회서신(242) [마6:12]
사랑하는 두바이한인교회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여러분의 삶과 가정과 일터에 가득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제가 아프리카에 살았더라면 ‘초원’, ‘초장’, ‘목장’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묵상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바이에 살다 보니 ‘광야’와 ‘사막’이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리며 묵상하게 됩니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두바이가 무슨 광야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곳이 물리적, 영적인 광야라고 여깁니다.
저는 두바이한인교회를 ‘광야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예배당과 교육 등 모든 것이 매주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현실적으로 정부의 지침 변화나 교회 내 문제가 발생하면 평범했던 교회의 일상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많은 기도가 필요하고,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목회도, 일상의 신앙생활도 불가능한 교회입니다. 물론 긴장되는 순간들이 종종 있지만, 되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습니다. 영적으로 긴장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오늘 본문은 마태복음 6:12입니다. 주기도문의 전반부는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이름,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뜻과 관련된 기도입니다. 후반부는 양식의 문제, 죄의 문제, 시험의 문제, 악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중 ‘죄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본문의 ‘죄’는 ‘빚’으로 번역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본문은 죄의 용서 또는 빚의 면제와 관련된 기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반부는 ‘우리의 용서’와 관련된 기도라면, 후반부는 ‘하나님의 용서’와 관련된 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신학자들은 전반부, 즉 우리의 결단과 실천에 더 무게를 두는 반면, 또 다른 신학자들은 후반부, 즉 하나님의 은혜와 용서에 더 초점을 맞춥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에 더 공감합니다.
성경에서는 죄의 용서와 빚의 탕감과 관련하여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자주 언급합니다. 즉, 용서의 시작은 상대방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셨으니, 우리 또한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달라고 구하는 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 관계에서 가장 높은 덕목은 사랑입니다. 그러나 갈등과 문제가 생기면 사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때로는 반복되는 죄와 실수, 마음속의 쓴뿌리로 인해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를 구하는 것조차 뻔뻔하게 느껴지고, 자신이 한심스럽게 여겨져 감히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순간에 우리는 이렇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나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인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과 용서가 쉽지 않은 상황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이렇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나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상대방도 불쌍히 여겨 주소서.”
“서로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주소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우리도 서로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에서 우리의 가정, 공동체, 교회 안에서 서로를 불쌍히 여기며 하나님의 은혜 안에 거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4. 12. 5. 목요일.
두바이한인교회 최영신 목사 드림
찬양 | 그 사랑 얼마나
기도제목 |
우리를 불쌍히 여기신 하나님. 우리 또한 서로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본문 | 마태복음 6:12
12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