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신 담임목사
샬롬!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두바이한인교회 모든 성도님들의 삶과 가정과 일터에 가득하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난 이렇게 많이 받았는데’라는 찬양이 있습니다.
난 주러 왔을 뿐인데
오히려 내가 받고 갑니다.
눈물 닦아주러 왔을 뿐인데
내 눈물만 흘리고 갑니다.
씻어주러 왔을뿐인데
오히려 내가 씻겨졌습니다.
고쳐주러 왔을 뿐인데
오히려 내가 치료되어 갑니다.
전하러 왔는데
이미 이 곳에 계신 예수를 보고 갑니다.
꿈을 가지고와
꿈을 보고 돌아갑니다.
난 이렇게 많이 받았는데
다만 다함으로 주님을 사랑하지 못했죠
사랑하러 왔는데
더 큰 사랑을 받고 돌아갑니다.
죽은 영혼 살리러와 내가 살아서 갑니다.
난 이렇게 많이 받았는데
더 주를 사랑하지 못함이 미안합니다.
청년 시절 임원과 셀 리더, 그리고 교회학교 교사로 섬길 때 저는 스스로를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임의 자리에 있으니 당연히 주고 섬기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한 해를 돌아볼 때마다, 제가 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과 섬김을 받았음을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농촌 지역이나 미자립 교회를 섬길 때도 그랬고, 선교지에 갈 때마다 무언가를 주고 섬겨야겠다는 마음이었지만, 돌아보면 제가 받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이 깨달음은 목회자로서의 삶에서도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받는 사람임을 고백합니다.
마가복음 6:7-13절은 제자들의 첫 전도여행, 단기선교를 다루는 본문입니다.
열두 제자를 부르사 둘씩 둘씩 보내시며 더러운 귀신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고 (막6:7)
예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하나님 나라 선포와 사역을 위해 우리를 부르시는 분이십니다.
필요한 곳에 우리를 보내시는 분이십니다.
맡겨진 사역을 감당할 능력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제자, 성도는 누구입니까?
부름받은 사람들입니다.
보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능력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보내심을 받은 자로서 사명을 충실히 감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믿고, 그분의 능력을 의지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처음으로 전도여행을 하는 제자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십니다.
[막6:8-11] 명하시되 여행을 위하여 지팡이 외에는 양식이나 배낭이나 전대의 돈이나 아무 것도 가지지 말며 9 신만 신고 두 벌 옷도 입지 말라 하시고 10 또 이르시되 어디서든지 누구의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곳을 떠나기까지 거기 유하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부탁하신 내용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예수님은 전도여행을 통해 제자들을 ‘자발적 결핍의 삶’과 ‘의존하는 삶’으로 초대하십니다.
오늘날로 표현하자면, 숙소 예약도 하지 않고 신용카드도 없이 특정 지역으로 가서 일주일간 전도여행, 즉 무전여행을 해 보라는 말씀과 같습니다. 중동 지역 특유의 나그네를 향한 ‘환대’ 문화 덕분에 예수님의 요청이 과도한 미션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첫 전도여행을 통해 제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자 하셨을까요?
제자들은 자신을 ‘주는 자’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나는 말씀을 전하는 자다’, ‘능력을 나누어 주는 자다’ 등과 같은 생각이었겠지요. 물론 제자로서 이러한 자기 인식과 정체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번 전도여행을 통해 제자들에게 ‘받는 자’로서의 삶도 경험하게 하시려 했던 것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하나님 나라의 사역과 섬김에서는 절대적으로 ‘주는 자’도, ‘받는 자’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섬기고 주는 사람도, 결국은 ‘받는 자’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은혜와 능력을 받으며, 섬기는 대상에게서도 배움과 감동을 얻습니다. 반대로, 섬김을 받는 사람도 ‘주는 자’가 됩니다. 왜냐하면 섬김을 받을 사람이 없다면, 누가 섬길 수 있겠습니까? 서로 주고받는 이 관계 속에서 하나님 나라는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두바이한인교회 성도 여러분.
2024년 섬김의 자리에 계셨던 모든 분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그 섬김과 눈물을 하나님께서 기억하실 줄 믿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위로가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2025년. 우리 모두가 ‘주는 삶과 받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선물이 우리에게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뜻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주시는 감동과 깨달음도 있습니다. ‘주는 삶과 받는 삶’을 통해 우리 가정, 공동체,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새해 새 일을 행하실 하나님을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