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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마다가스카르의 산지를 구하는 기도

강순신 선교사 (마다가스카르)

첫 번째 산지.

전인구의 70퍼센트가 청소년인 이 나라, 그중 80퍼센트가 농촌에 있는 이들, 이들이 이 나라의 미래요 희망이기에 이곳의 아이들을 위해 보게 하신 “원더풀 스토리”
작년 경남 산청의 민들레 공동체란 곳에서 마다가스카르를 위해 지역사회 개발훈련 학교를 열어 주셔서 저희 원 씨드 구성원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세계 모든 어린이의 손에 성경을"이란 모토로 세계 39개국에서 57개의 언어로 번역된 성경을 어린이들에게 읽히고 있다는 원더풀 스토리에 대한 소개를 받았을 때 저는 이 사역이 우리 마다가스카르에서도 펼쳐지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라는 순간의 도전에 사로잡혀 결국 우리 마다가스카르의 언어로 번역과 감수를 끝내고 책을 출판하려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곳 마다가스카르는 아이들을 위한 문화가 전무한 상태이기에 선교사인 저는 더더욱 아이들을 위한 이 원더풀 스토리에 대한 생각을 잠시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대학생 예수 제자훈련 학교를 마치고 사회인이 되어 각 영역에서 제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자들이 300여 명이 넘어 이들을 대상으로 “원 씨드”라는 사역을 새롭게 시작/진행하고 있었는데, 이 원더풀 스토리 사역을 만나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면서 우리 원 씨드 구성원 중 아이들에 대한 특별한 마음을 가진 자들로 이 사역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 더더욱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신약과 구약 각 5천 권씩, 모두 만 권을 출판해야 하는 출판비를 감당하기가 저로서는 너무도 큰 부담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약 삼분의 일 정도의 재정이 준비된 가운데 나머지 재정을 위해 주께 간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산지를 내게 주소서” 간구했던 갈렙의 자리로 나아갑니다.

두 번째 산지.

다시 시작하는 비전센터.
2020년 8월, 두바이한인교회의 QT 매거진에 실렸던 “절망의 돌산에서”라는 글에서 저의 이곳 마다가스카르의 대학생들을 위한 첫 번째 비전센터의 태동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처럼 비참한 현실의 생에서, 그리고 이 절망적인 암흑 속에서 저들을 살려내려면 하늘을 열어 광명을 저들의 가슴 속으로 던져야 할 것이며, 장벽을 헐어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호흡해야 할 것입니다.”라는 부산대 김재호 교수님이 쓴 부흥의 우물이란 책에서 밝힌 부산대 초대 총장이셨던 윤인규 목사님의 글, 1959년 부산대학교를 세우시고 축사로 선포하셨던 그분의 마음을 소개하면서, 꿈도 비전도 없어 보이는 이곳 마다가스카르의 대학생들을 위한 비전센터를 하게 하셨던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1년 반의 시간 속에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그 꿈도 희망도 닫아야 했던 시간, 결국 그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 이제 다시 일상의 나날을 자유롭게 거닐며 하나님께서 주셨던 비전센터를 다시 세우기 위해 찾았던 건물은 마치 코로나로 황폐해져 버린 우리의 내면의 모습과도 같은 흉물스러운 4층짜리 건물뿐이었습니다.
이전 건물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기에 대학로 주변을 다 찾아보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건축자재가 쌓여있고, 벽돌들조차 부서져 짓다 만 채로 방치 되어온 10여 년의 세월이 이 나라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듯했습니다.
흉물스러운 4층짜리 건물을 구석구석 살펴보면서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그곳에 하나님은 저를 다시 세우시고 저 산지를 구했던 갈렙의 마음을 보여주셨던 것 같았습니다. 4층 전체를 털어내고 다시 세울 힘도 돈도 없는 저였기에 거기서 그저 주님의 얼굴을 바라볼 뿐, 정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 가운데 함께 해 주셨던 주님, 믿음으로 생각하고 기도로 시작했던 2022년 2월 작년 한 해는 그렇게 이 건물을 다시 세우는 일에 저를 거하게 하셨습니다. 차라리 새로 짓기가 더 쉽다는 사람들의 조언들에 개의치 않고 주님께서 내게 주신 꿈을 따라 하나둘 진행해 갈 때마다 나타난 그 형상들로 마치 기적과 같은 기쁨의 자리로 저를 인도해 내셨던 것입니다.
수개월의 공사 기간들은 마치 공사 중인 건물과 같은 제 내면의 어지러움과 산만함으로 인해 많은 사람을 어렵고 불편하게 한 것을 보게 하셨고, 그런데도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고치시고 세워가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인내를 보게 하셨습니다. 마침내 그분의 기쁨으로 세워진 것을 볼 때 마음속 기쁨과 감사가 얼마나 컸던지! 마치 이 기적과 같은 과정으로 주님이 축복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나타나는 문제들을 여전히 고치고 새롭게 해결해 나가는 공사 중인 시간에 있기는 하지만, 마다가스카르의 대학생들이 스터디 카페에서 그들이 배운 지식을 잊지 않으려 온종일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매일 새벽 함께 모여 주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부르짖는 모습을 볼 때, 그리고 마치 초대 교회 때처럼 준비한 애찬을 매일 아침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이 나라의 내일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임을 깨닫게 됩니다.
“절망의 돌산에서” 글 말미에 드렸던 다시 새벽을 깨워 아침을 함께 나누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드렸던 기도처럼, 이제 코로나의 장벽이 걷히고 성령의 뜨거운 사랑을 그 광명의 빛에 담아 다시 한번 그들 마음속에 던져 넣을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