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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

너는 그곳에서 나를 위해 예배자로 서 있으라

한지수 집사 (Harmorny-2)
너는 그곳에서 나를 위해 예배자로 서 있으라” — 다섯 살 아이와 함께 첫 아웃리치를 떠날 때 ‘주님, 제가 그곳에서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라고 기도하던 중 주신 하나님의 음성이었습니다. 그 음성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울림 중의 하나였습니다.
코비드가 시작되기 직전의 아웃리치에서 저는 남편을 어시스트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주사액을 만들고 밴드를 붙이고 물리치료를 도와주고… 그러던 중 나도 다음에는 의료인으로 아웃리치를 가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돌아와 간호조무사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따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제가 마음만 먹으면 선교를 갈 수 있을 거라는 교만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코비드가 시작되면서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며 하나님이 허락하실 때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저의 소망도 잊히고 있었습니다.
올해 1월 어느 주일, 예배가 끝난 후 남편은 눈가가 촉촉이 젖은 채 나에게 “우간다에 가야겠어요. 하나님 일하러 자격증 땄으니 같이 가요” 그 말을 듣기 전까지 저는 저에게 주신 소망을 잊고 살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다시 우리 가족을 불러 주시고 그 축복의 시간으로 초대해 주신다는 것이 제 마음을 뛰게 하였습니다.
선교지에서 가장 큰 은혜가 기다리고 있지만 그만큼 사탄이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함께하는 팀원들과 뜨겁게 기도로 준비했습니다. 우간다 땅의 첫발을 내디디며 저의 가슴은 더 간절해 왔습니다. 이곳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이 땅이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축복의 땅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사역지, 카사나 순종교회를 제 발로 밟을 때 설렘과 함께 포근한 하나님의 강한 임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역이 시작된 첫날 새벽예배 때 창문으로 슬그머니 찾아온 일출의 빛, 하나님께서 마치 마법처럼 뿌려놓은 듯한 그 아름다운 색감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또한 저는 그 새벽의 시간에 진료를 받기 위해 잠도 설치며 나선 그들의 간절한 눈망울과 흙투성이가 된 두 발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진료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영혼 한 영혼이 하나님을 이토록 간절하게 찾기 위해 예배당에 온 것이 느껴졌습니다.
우리 팀원들을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어린 친구들부터 장년들까지 6명 모두 바쁜 사역 속에서도 누구 하나 찡그리는 모습 없이 감사함과 기쁨으로 사역하였습니다. 우리 가족은 각자 다른 자리에서 사역하고 있어서 저는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매일 매일 조금씩 하나님께서 이 아이의 그릇을 크게 만드시고 계시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의 힘으로 키울 수 없었던 부분들을 오직 참된 부모이신 하나님께서 친히 만지시고 키워 가시는 것을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힘들게 했던 아이의 아토피도 점점 나아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또한 그곳에서, 하나님께서 우간다 땅을 너무나 사랑하시어 다음세대를 곳곳에 심어 놓고 계신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를 도와 그곳에서 통역으로 쓰임 받은 우간다 청년들은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스마트했으며 너무나 잘생기고 예쁜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며 그들을 통해 우간다 땅을 변화시키실 하나님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우간다 땅의 뜨거운 정오 햇빛에, ‘수고한다 내 딸아’ 하시며 시원한 바람을 불어주시고 강한 비가 내려 방으로 달려 들어갔는데 나눔의 시간이 다가오며 어느새 비를 멈추어 우리가 달빛 아래에 둘러앉아 하나님의 은혜를 나눌 수 있게 해주신 주님… 그 시간은 이곳 마을 아니 이웃 마을까지도 축제의 시간이었으며 우리도 하나님 안에서 그들과 함께 영적 축제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등에 한명 한명 이름이 써진 티셔츠를 입고 있노라니 우리는 꼭 하나님 나라의 대표선수인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일하실 수 있지만 우리를 사랑하시어 우리를 동역자로 불러주시고 우리에게 함께 이 모든 축복된 시간을 누리게 해주셨습니다.
돌아와 생각해 보니 의료인이 되어 함께 가고 싶었던 제 생각은 나의 교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진을 맡은 저의 모습은 버벅대기에 바빴고 무엇보다 밀려드는 환자에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네가 어떤 모습으로 오던지 상관없이 내가 일하는 것이니 너는 나에게 예배하는 예배자로 서 있으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에게 또 하나의 기도 제목이 생겼습니다. 카사나 순종교회에 세워지게 될 비전 센터에서 목회자가 나오고 의사가 나오고 선생님이 나오고 나아가 우간다 대통령이 나올 수 있게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저의 열심이 아닌 하나님의 열심으로 나같이 부족한 자를 택하여 그 땅을 위한 중보자로 세워주심에 감사합니다. 다음에 주님께서 허락하실 때 꼭 다시 오겠다는, 그때까지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약속한 저의 3일 동안의 파트너 트리샤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그때는 제가 가짜가 아닌 진짜 예배자로 서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