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연우 형제 (두드림 청년부)
76차 우간다를 다녀와서
매년 아웃리치 때가 되면 가고자 시도했던 일들이기억납니다. 마음의 준비, 휴가 준비 등 제 안에서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졌고 걱정과 분주함으로 기회를 여러 번 놓쳤습니다. 그러나 이번 아웃리치는 달랐습니다.
아웃리치를 사모하는 청년부 태석 형제를 통해 다시 한번 아웃리치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잡아주시고 “주님이 알아서 준비 하시겠지”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성희 자매의 믿음의 고백을 통해 마음을 굳혀 주셨습니다. 휴가와 여러 일들이 발목을 잡을 것 같았지만, 저 또한 “주님이 알아서 준비 하시겠지”라는 마음으로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였고 아웃리치를 통해 저를 바꿔 나가실 주님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아웃리치, 그곳은 우간다였습니다. 기대와 걱정을 안고 출발하였는데, 네 곡의 찬양이 제 마음을 가득 채우게 되었습니다.
•
첫번째 찬양, ‘낮은 곳으로’
우리의 섬김이 더 낮은 곳으로
우리의 고백이 더 낮은 곳으로
쓰러져 있는 그들을 향해
당신이 그랬듯 더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우릴 초대하네
함께하자고 말씀하시네
우리도 예수 그 길을 따라 함께 가길 원하네
낮은 곳이 어디일까? 인프라가 부족하고 문명의 혜택을 덜 받은 곳이 낮은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찬양을 통해 저에게 알려주신 그곳은 복음이 닿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낮은 곳에 예수님의 마음이 있고 사랑이 있으며 좁은 길로 가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서 “내 마음이 있는 이곳에서 힘들어하는 그들을 위해 나의 사랑을 나누며 함께 하자”라고 말씀해 주심을 느꼈습니다.
•
두번째 찬양, ‘주의 나라’
불합리한 현실속에서
주의 사랑을 외치게 해
주의 나라 주의 뜻이
이 땅 가운데 이뤄지리
우릴 통해 주가 일하시네
나의 열심과 노력이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을 느끼던첫번째 사역날, 똑같은 주님의 백성이 왜 이리 고통을 받고 있는가, 정말 불합리한 현실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외치고 있는 김순종 선교사님과 그분의 사역을 지원하기 위해 동역자가 된 아웃리치팀이었는데, 무엇인가 해내려고 해서 일이 완성된 것이 아닌 정말로 우리를 통해 주님이 일하심을 몸소 느끼며 내 힘으로는 그 무엇도 이뤄낼 수 없고 그분의 인도하심이 얼마나 내 삶과 모두의 삶을 주장하시는지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
세번째 찬양, ‘공감하시네’
혼자서만 세상을 사는 듯이
주가 멀어 보이기만 할 때
우리는 바라보아야 하네
우리게 오셨던 그 주님을
주님이 우리의 아픈 맘을 아시네
가까이서 우리의 아픔에 공감하시네
우리 가운데 찾아오셨던 그 주님이
우리의 모든 상황에 공감하시네
그들을 위로하기 위한 마음으로 떠났던 저에게 찾아오셔서 제 마음을 위로하시고 “너의 아픔, 너의 상황은 나에겐 이들의 상황과 다르지 않아”라고 하시며 스스로 이겨내려고 노력한 모습들이 떠오르게 하시고 주님께 제 아픔과 문제를 온전히 맡기지 못하고 자책하는 저를 주님은 위로하셨습니다.
•
마지막 네번째 찬양, ‘예수가 보이네’
예수가 보이네 우리 삶 속에서
예수가 보이네 우리 모습 속에
예수로만 살려 몸부림치며
세상과 싸워 나가는 우리 모습 속에
예수가 보이네
척박한 환경과 열악한 인프라, 제가 이곳에 살았다면 매일이 불평과 분노였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렇게 편안하고 안전한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도 욕심과 불평으로 가득차 있으니까요. 현지 교회분들이 저희 팀을 환영하고 찬양해 주는 모습, 촬영을 위해 분주히 사방을 돌며 찍는 와중에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진 못했지만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악기도 갖춰지지 않고 음향과 마이크 등 모든 것이 없는 와중에 로컬악기인 북 하나와 온 몸을 사용하며 찬양하는 모습, 목소리 높여 온 맘 다해 찬양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내가 찬양팀 인도자를 하면서 세션이 풍성하고 싱어가 많아야 내 콘티가 빛나고 더욱 좋은 찬양이 나온다고 생각했던 것이 깨지게 되었고 바깥 현실에서 세상과 싸우고 교회로 돌아와 나를 온전히 주님께 맡기니 예수로만 살겠노라 몸부림치는 것처럼 보이는 그분들의 모습에 ‘예수가 보이네’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잘하는 것이 있지는 않지만, 맡기신 자리에서 주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허락하심에 감사하며, 사역이 끝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다음 사역일을 확인하고 꼭 다시 올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낮은 곳으로 부르시는 그곳에 제가 있기를 원하며 저의 삶 속에서 예수가 보이길 원합니다. 주의 나라 주의 뜻이 이 땅 가운데 이뤄지리 우릴 통해 주가 일하시네 나를 통해 일하실 주님을 기대합니다.
이제 저는 다음에 있을 우간다 아웃리치를 위해 기도로 준비합니다. 기도와 소망 가운데 늘 기쁨을 누리고 여러분도 이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78차 우간다를 다녀와서
작년 12월, 첫번째 아웃리치를 다녀오고 다음 사역을 소망하며 겨울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한번 다녀왔던 터라 무엇을 준비해가면 더 좋을지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고 더 좋은 컨디션으로 현지인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역팀의 기도모임과 저의 개인적 준비시간은 기쁨으로 가득찼습니다.
4개월 전에 갔던 터라 사역지는 저에게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입국심사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현대식 인테리어로 새롭게 단장한 우간다 공항은 저희 모두를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것 같았습니다. 우기 시작을 알리는 듯 보슬비가 내려 들뜬 마음을 살포시 내려놓고 마음의 준비를 다시금 하게 해주는 듯하였습니다. 다행히 빗줄기가 심하지 않아 사역지 주변까지의 이동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들 첫번째에 대한 특별함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76차 사역 때 머물렀던 부사바가 믿음교회가 그렇습니다. 부사바가 교회를 다시 보니, 첫 아웃리치의 기억에 모든 공간이 따스하게 다가와 제 마음을 품어주었고 부사바가 현지 사역자분들과의 재회는 친척을 다시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서로 웃으며 지난 시간을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계시록 21장을 모티브로 11년만에 건축된 치왈레 순종교회를 방문하여 교회 건축에 대한 지난 여정을 소개받았습니다. 주님이 역사하시는 때와 준비하게 하시는 과정을 듣고 함께 이곳을 위해 기도하며 이곳을 어떻게 사용하실 지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EBS팀의 벽화작업도 볼 수 있었는데, 의료 사역과 교육 사역을 함께 진행하며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우간다 자녀들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벅찬 감동을 느끼며 순종교회를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76차 당시 선교사님을 도우며 잠시 방문했던 부주코 카사나 교회에 도착하여 사역준비를 위해 짐을 옮기고 사역지를 세팅하는 동안 먼지와 땀이 온몸을 덮었지만 현지인들과 교제하며 이들의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어두운 밤이 다가와도 함께 웃으며 첫날밤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사역 때 경험한 것은 언제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우기 시즌인데, 사역을 하는 동안 너무 맑고 깨끗한 날씨가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첫날은 사역 준비를 위한 짐들을 다 옮기고 모두 한가운데 모이니 비가 오기 시작하였고, 나머지 사역날에도 오후 사역이 끝나고나서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건 76차 때도 느꼈지만 그때도 비가 한창 올 때였습니다. 마지막 사역을 끝내고 다음날 아침 두바이로 복귀하는 일정이라 마지막 저녁준비를 하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던 중 하늘을 바라보니 모든 것을 삼킬 듯한 커다란 먹구름이 교회를 항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이미 저 너머 언덕부근에는 천둥번개가 치고 있었습니다. 교회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는 먹구름은 순간 교회를 중심으로 갈라지며 양쪽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누군가는 ‘이건 자연현상이니 그럴 수 있다’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분명 주님의 보우하심이며 인도하심이라 생각했고, 76차와 78차를 함께한 모두가 저와 같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또 한 번 마주하게 되니, 아웃리치와 선교사역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주님께 의지하고 맡깁니다’ 라고 고백하지만, 일상에서 문제나 상황을 마주할 때 자신의 힘을 의지하여 헤쳐 나가려 합니다. 물론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사역지에서 느낀 것은 여기서는 내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깊은 깨우침입니다. 그러니 내 힘과 상황이 드러나지 않고 오로지 인도하심을 따라 이끌려갈 수 있으며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몸소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의 행함보다 하나님의 사역에 도구로 사용되기를 바라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저는 다음 우간다 아웃리치를 위해 기도하며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