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경 권사 (Marina-5)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롬8:1-2]
로마서 8장 1~2절 말씀은 두바이한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마다 수십 번 수백 번 고백하였던 성경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이 저의 삶 속에 찾아와 진정한 생명과 진리의 살아있는 말씀으로 고백 되기까지는 12년이란 그리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2011년 1월 11일 유방암 1기 판정 후 첫 수술을 시작으로 2021년 6월 8일 두 번째 수술, 2023년 12월 29일 세 번째 재발 수술까지 총 3번의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보다는 두 번째 수술이, 두 번째보다는 세 번째 수술이 저를 더 깊은 고통의 자리로 몰아넣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저의 신앙의 근거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이 아닌, 인과응보의 신앙에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과응보의 신앙을 신앙의 근거로 삼고 있었기에 현실 속에서 일어난 세 번의 암 수술은 제가 저 스스로를 죄와 심판의 결과로 하나님께 버림받은 존재라 생각하여 자책하고 자학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하였습니다.
“그가 한 사람을 앞서 보내셨음이여 요셉이 종으로 팔렸도다 그의 발은 차꼬를 차고 그의 몸은 쇠사슬에 매였으니 곧 여호와의 말씀이 응할 때까지라 그의 말씀이 그를 단련하였도다” [시105:17-19]
그러나, 이처럼 삶의 모든 근거가 흔들리고 절망 속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을 때 성령님께서는 제가 소망의 빛을 응시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말씀의 빛이었고 중보기도의 빛이었고 가족들의 사랑의 빛이었습니다. 시편 105장 17~19절 말씀과 요셉의 삶과 모진 박해와 고난 속에서 대제사장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고백하며 견뎠던 히브리서의 이야기들, 예레미야의 삶, 욥의 신앙, 이 모든 말씀이 죽을 것 같은 현실 속 저의 절규와 비명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역사적 신앙의 말씀 안에서 새롭게 복음을 만나는 은혜를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허락하셨습니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우리에게 주시되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가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 [엡1:3-6]
저의 12년 동안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에베소서 1장 3~6절 말씀처럼 하나님의 창조 목적과 의지는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을 찬송하는 자로 우리를 이끄시고 만드심에 있음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에서 우리를 해방시키사 인과응보라는 죄의 사슬에서 우리를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셨음을 완전히 알게 된 것입니다.
이제 이 은혜를 깨달은 자로, 또 구원의 완성자로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때론 고단하고 녹록지 않은 현실 속 삶의 자리에 닿을지라도 결코 절망하거나 낙담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인내를 요구하는 자리는 삶의 소망을 예비하는 자리이고 그 자리가 영광과 찬송의 자리로 우리를 이끄시는 하나님의 약속된 자리임을 이제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감사할 뿐입니다. 이 모든 시간이 하나님 앞에서 나의 신앙을 점검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하나님께서는 제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과 믿음의 동역자들의 사랑, 그리고 가족들의 사랑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이 따뜻한 사랑을 받은 저는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세상에 지지 않고 하나님을 온전히 아는 참 신앙인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와 긍휼을 나누는 저의 평생의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십자가를 지나 부활의 승리와 기쁨을 소망하며 사순절을 지나고 있는 모든 성도와 함께 이 풍성한 은혜를 나누는 복된 신앙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