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칭
히브리 맛소라 성경은 사무엘상·하의 이름을 분리하여 각기 다른 이름으로 정하지 않고 두 권을 통합하여 하나의 이름, 즉 '사무엘의 책들'이라고 불렀다. 이렇듯 한 권의 책으로 이어져 내려오던 사무엘서는 헬라어역인 칠십인역(LXX)에 와서 비로소 두 권으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모음 없이 자음만으로 되어 있던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함으로써 책의 부피가 커졌기 때문이다.
2.
저자와 시대적 배경
a.
저자
본서의 저자는 미상이다. 단 몇 가지 추측은 가능하다. 첫째는 사무엘이 저자라는 견해이다. 하지만 삼상25:1에 그의 죽음이 기록되어 있기에 사무엘상의 첫 부분은 기록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본서를 다 기록했으리라 보기는 어렵다. 둘째로 다윗이라는 견해이다. 왜냐하면 본서에 나타난 모든 사건을 상세히 알 수 있는 사람은 다윗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주장이다. 셋째로 선지자 생도 중 한 사람이 편집했다는 견해이다. 즉 대상 29:29에 나오는 '선견자 사무엘의 글' 과 '선지자 나단의 글' 그리고 '선견자 갓의 글' 과 함께 '야살의 책' 등의 자료들을 모아 편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견해들도 추측일 뿐 정확하지는 않다.
b.
시대적 배경
본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윗에 관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다윗에 관한 기록은 사무엘상 16장에서부터 시작되어 그의 죽음을 기록한 열왕기상 2장까지 계속된다. 따라서 본서는 다윗의 40년 동안의 통치 기간이라 할 수 있는 주전 1011~971년까지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다윗은 40년 동안의 통치 기간 중 7년(B.C. 1010~1004년)은 헤브론을 중심으로 다스렸고, 나머지 33년(B.C. 1004~971년)은 예루살렘에서 통치하면서 이스라엘 전역을 다스렸다.
3.
기록 연대와 기록 목적
a.
기록 연대
기록 연대는 본서의 저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바 저자가 미상이다 보니 연대도 정확히 알 수 없고 단지 추측만 가능할 따름이다. 대체적으로 본서의 기록 연대는 솔로몬의 죽음(B.C. 931년) 이후로부터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게 멸망하기까지(B.C. 722년)의 어느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본서의 내용이 다윗 통치의 말기에서 끝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으며, 또한 삼상27:6에 분열된 이스라엘에 대한 암시적인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본서의 기록 연대를 솔로몬의 죽음 이후로 보고 있다. 그리고 본서에는 B.C. 722년에 있었던 북이스라엘의 멸망에 대한 일체의 언급이 없기에 B.C. 722년 이전에 기록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b.
기록 목적
본서는 본래 사무엘상과 함께 사무엘서라는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었다. 따라서 본서의 기록 목적은 사무엘서라는 한 권의 책에서부터 비롯되어져야 할 것이다. 본래 사무엘서는 이스라엘의 왕정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부터 다윗 왕조가 수립되어 정착하기까지의 역사를 제시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동시에 본서는 왕정 통치 제도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며, 또한 완전하고 이상적인 통치자로서의 메시야에 대한 대망을 암시하고자 하는 기록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한편 다윗의 일생을 통하여 한 개인과 민족의 죄가 어떠한 결과와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경고하기도 한다.
4.
특성
본서에는 세 가지 특성이 서술되어 있다. 첫째는 하나님의 신정 정치가 등장하고 있는데, 조직적인 면에서 인간 왕을 세워 하나님께서 간접적으로 통치하는 형태가 나오고 있다. 사실 인간들이 요구한 왕정 통치는 불완전한 제도이다. 하지만 본서에는 하나님께서 왕정 체제를 통한 간접 통치 방법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곧 역사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계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섭리에는 그리스도를 계시하고 있는데 앞으로 임하게 될 완전하고 불변한 메시야 왕국을 대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둘째는 인간 심령의 죄악성과 그 죄의 인과응보를 보여 주고 있다. 다윗은 훌륭한 하나님의 종이었으나 사무엘과 엘리처럼 하나님을 거역한 자식들을 갖고 있었다. 또한 성군이라 칭함 받던 다윗도 음행과 살인을 범하였다. 다윗은 진실로 회개했으나 그 죄의 형벌을 매섭게 치루어야 했다. 즉 밧세바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의 죽음, 장자인 암몬이 저지른 음행 그리고 아들인 압살롬의 반란 등 다윗은 자신이 저지른 죄악 때문에 엄청난 비극을 맛보았던 것이다. 셋째로 다윗 언약이 기록되어 있다. 이 언약은 다윗에게 영원한 왕위와 나라를 약속해 주는 언약으로서 그리스도의 영원한 통치를 예언해 주는 약속이었다. 한편 이 언약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확충시키고 있다.
5.
기본 사상
사무엘서의 기본 사상은, 하나님께서는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민족 전체를 주관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때로는 심판하시고 때로는 축복하시면서 당신의 예정하신 목적, 즉 세상의 빛이 되며 구원의 섭리를 성취하시기 위해 메시야를 예비시키셨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이 기본 사상을 드러내기 위해서 몇 가지 부수적인 주제를 사용하셨다. 예를 들어 나이 어린 사무엘을 부르시고 그를 통해 범죄한 백성 위에 임박한 진노를 계시한 것은 하나님께서 타락한 제사장과 은혜를 저버린 백성들을 심판하신다는 불변의 주제를 반영하고 있다.